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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미국 워싱턴 DC 연방의사당 옆 러셀 빌딩. 100명의 상원의원들의 사무실이 모여 있는 이곳 출입구에서 허리 벨트까지 풀어야 하는 엄격한 보안 검사를 받고 들어가면 지하 1층에 외관상 허름해 보이는 ‘상원 이발소(SENATE HAIR CARE)’가 있다. 저마다 잠재적 대통령 후보군으로 생각한다는 미국 상원의원들이 머리를 자르는 곳이다.
이발소 입구에 들어가자 가장 먼저 워싱턴포스트 수십부가 빼곡히 쌓여 있었다. 이곳을 찾는 의원들이 머리를 자르는 동안 가져가 SK가스 주식
읽을 수 있도록 무료로 배포한다고 한다. 이발소 곳곳의 TV에서는 CNN 등 뉴스채널을 비롯해 국내 ‘국회방송’ 같은 의회 본회의장 상황의 생중계 채널이 방영되고 있었다. 벽면에는 이곳에서 머리를 자른 상원의원들 60여명의 사진이 빼곡히 걸려있었다. 저마다 ‘감사합니다’ 같은 문구와 함께 사인이 담겨 있었다.
이발사 애나씨는 “상원의원들의ELW교육
머리를 잘라주는 것은 언제나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현재 이곳에는 7~8명의 이발사가 상원의원들의 머리를 다듬어 주고 있다. 금요일은 의원들이 각자 지역구에 가는 날이라 평소보다 한가하다. 주말이 가장 바쁜 일반 이발소와 다르게 이곳은 의원들이 지역구에 가고 워싱턴을 비우는 주말 이틀은 모두 영업을 안하는 것도 특징이다.
벽에 걸려슬롯머신
있는 단골 손님 액자 중에는 민주당 마크 켈리, 코리 부커 상원의원들처럼 민머리 의원들도 많았는데 “머리가 없는 의원들도 이곳 손님이냐”는 질문에 애나씨는 “그 의원들은 면도하러 온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도 머리는 별로 없지만 면도하러 자주 온다”고 했다. 미 언론에 따르면 존 F 케네디부터 버락 오바마, 조 바이든까지 상원의원 출신 대통령들도 이곳에서 동영상황금성
머리를 잘랐다.



미 의회 상원 이발소 내부. 이곳에서 머리를 자른 상원의원들의 사인이 담긴 액자가 벽면에 빼곡히 걸려있다. /박국희 특파원


상원 이발소는 광고 문구가 ‘전통 존중, 혁신 수용’일만큼 올해로 166년의황금성게임랜드
역사를 자랑한다. 1789년 미 제정 헌법에 따라 상원이 개원한 뒤, 1859년 연방의사당 건물에 처음 이발소가 들어섰다. 이후 1908년 러셀 빌딩 완공 후 1970년대 현재 자리로 이전했다고 한다. 1979년까지는 상원의원들에게 무료로 이발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때까지는 상원의원들만 이용 가능했지만 1980년대 들어 일반인에도 문호를 개방해, 현재 보좌진과 기자들도 주요 손님이라고 한다. 이발소는 남녀 양쪽으로 나뉘어 여성 의원들도 머리를 다듬거나 손톱 관리 등을 할 수 있다.
120년 동안 상원의원 전용 이발소였다보니 여전히 의원 전용 세밀한 서비스들의 흔적이 남아있다. 이발과 일반 면도(20달러)는 물론 수염 다듬기(12달러), 콧수염 다듬기(6달러), 귀(11달러)·턱(15달러)·윗입술(11달러) 제모, 구두 광택 서비스까지 해준다.
애나씨는 “상원의원들이 이발을 하다가 전화가 오면 비밀스럽게 통화를 할 수 있는 전용방도 따로 있다”고 했다. 실제 이발소 한 켠에 상원의원들이 들어가 통화를 할 수 있는 탁자와 의자가 놓인 작은 방 여러 개가 있었다.
과거 “진짜 협상은 본회의장이 아니라 상원 이발소에서 이루어진다”는 말이 있었을 정도로, 역사적으로 이곳은 한때 상원의원들의 사교장 역할도 했다. 케네디 전 대통령이 1964년 제안한 민권법(Civil Right Act·인종 차별 및 분리 정책 금지) 통과 전후로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 강경한 찬반 논쟁이 벌어졌을 당시 70여일간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진행됐는데, 본회의장에서 공개적으로 협상할 수 없었던 내용들을 상원 이발소에서 비공식적 대화로 풀어갔다는 일화가 미 정계에서 유명하다.
100명의 상원의원들만을 상대로 민간이 영업을 해서 수지 타산을 맞추기 힘들기 때문에 이곳은 그간 연방 예산으로 운영돼 왔다. 미 언론에 따르면 작년 3~9월 6개월간 상원 이발소 운영 비용만으로 약 15만 8000달러(약 2억 1700만원)가 투입됐다. 7~8명의 이발사들도 연방정부와 계약한 준공무원 신분이다. 연봉 수준도 1억원을 훌쩍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상원의원들 이발 비용까지 국민 세금으로 지원해줘야 하느냐”는 비판 속에 이발소 예산 삭감 및 직원 감축 요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실제 435명의 하원의원들이 이용하는 이발소도 인근 레이번 하우스(하원 의원회관)에 있는데 이곳은 1994년 이미 민영화 된 상태다.
다만 막강한 권력자들인 상원의원들이 애용하는 장소인만큼 예산 삭감 칼날의 사정권 밖에 있다는 평가도 있다. 2019년 상원 이발소에서 36년간 일했던 한 이발사가 사망하자 당시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상원의 명장 이발사가 암과의 긴 싸움에서 패배했다. 그는 항상 고객의 하루와 동료의 주말에 대해 물었고, 세 아들, 8명의 손자, 2명의 증손자 등에 대한 얘기를 들려주기를 좋아했다”며 본회의장에서 공개적으로 애도를 표하기도 했다.
이곳의 남성 커트 비용은 연방 보조금 덕택에 15% 팁을 포함해 40달러(약 5만 5000원) 수준이다. 워싱턴 시내 허름한 이발소의 커트 비용도 50달러 정도 하는 것과 비교하면 저렴한 편이다. 이 때문에 상원 이발소를 찾은 일반인들의 온라인 후기에는 “엄격한 보안 검사를 받고 이용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반응들이 나온다. 하지만 “상원의원들 때문에 예약 시간이 밀렸다”는 불만도 있다. 본회의 시간 막간의 짬을 이용해 상원의원들이 올 경우 일반인 예약을 밀어내고 의원들의 머리를 우선 잘라주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미 언론에 따르면 이곳에서는 상원의원들이 함께 와도 선수(選數)가 높은 의원들의 머리부터 잘라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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